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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와 사역

아제르바이잔 아웃리치를 다녀와서 – JDS 서빙고 14기 윤**

  • 작성일자 : 2014.02.05
  • 조회수 : 2992

1. 아웃리치를 준비하며 : 순종이라는 거대한 시험

 

이름도 생소한 아제르바이잔이라는 나라로 떠나게 된 나의 첫 아웃리치. 평소 전도와 선교에 대해 큰 도전과 의욕이 없었던 내겐 기도와 사역준비가 쉽지 않았다. 특히 예배인도와 SUM, MK 여름성경학교 기획과 진행이라는 여러 직임을 맡게 되고서는 너무나 바쁘고 지쳐가는 준비기간이었다. 시작부터 팀종님이 주신 직임이 너무 벅차고 짜증스러웠다. ‘기도는 하시고 응답받은 대로 직임을 나누시는 걸까? 내가 현재 직업이 없어서 이렇게 일을 많이 맡기시는 건가? 모두 예수 제자가 되려는 훈련생 입장인데 나이로 그룹을 나누고 어리다는 이유로 일을 맡기는 건 부당하지 않나?’ 하는 어려운 마음의 시험에 놓이기 일쑤였고, 여러번 직임을 나누어서 맡게 해달라고 말씀도 드렸지만 팀종님은 묵묵부답이셨다. 주일학교 교사 경험은 고사하고 학창시절 믿는 친구들을 조롱하고 핍박하기 바빴던 내가 성경학교 교사로 전체 일정을 준비하고 진행해야 한다는 것도 벅찬 일인데 남자들을 이끌고 SUM 연습까지…

아내와 얘기를 나누면서도, QT를 하면서도 늘 내게 주시는 마음이 순종이었던 것을 지금 돌이켜보니 지난 몇 달간 난 끊임없이 내 생각과 의도에 어긋난 상황이 불편하고 못마땅했다. JDS 훈련이나 예배에서 받은 은혜로 버티면서도 늘 시험 당하며 교만하였다가, 낮아졌다가 오르락내리락 하였다.

그러다 결국 폭발하게 되었다. 5월을 아내가 운영하는 놀이학교 세금처리를 도우며 바빴고 6월 중순쯤에는 장인어르신이 암 확진을 받으시고 긴급 수술에 들어가시고 근 한 달간 입원하시게 되면서 병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준비는 늦어지게 되었고 아내는 아내대로 교회 일만 그렇게 바쁘게 하냐며 불평을 토로하니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 스트레스가 심하다 보니 장염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몸도 엉망이 되었다. 토요일 JDS 강의와 주일 안산M센터 방문도 결석하였고 그 다음 평일 준비모임도 빠지게 되고 장인어르신의 2차 수술에도 찾아 뵙지 못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 와중에 참석을 독려하고 격려하는 애꿎은 팀원의 문자에 폭발하여 아웃리치팀 카톡 대화방에 긴 불평과 응석을 찌끄렸다. 다시 떠올려도 참 낯뜨거워지는 행동이었고 해서는 안 되는 말들이었지만 팀원들의 격려와 응원에 잘못을 깨닫고 다시 나를 되돌아 보게 되었다. 때마침 그날 국가대표 축구선수 기성용이 자신의 불만을 SNS에 토로했던 것이 화제가 되었던 날이라 ‘저 행동과 나의 행동의 차이가 없구나. 내가 참 찌질했다. 나의 행동이 성숙하고 올바른 것이 아니였구나.’ 라는 것을 깨닫고 하루도 되지 않아 회개하게 하시는 은혜로 다시 팀원들과 준비에 박차를 가하였다.

전체 준비기간 내내 내게 필요했던 것은 무엇일까 돌이켜보면 순종의 자세였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하는힘은 기도였다. 팀종님을 세우신 것도, 내게 여러 직임을 맡게 하신 것도 다 하나님의 뜻이었음을 믿음으로 봐야 했고 기도 중에 내 문제를 내어놓고 응답받았어야 했고 받은 응답에 또 다시 순종해야 했다. 하지만 내겐 기도의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는 것을, 기도를 통한 하나님과의 친밀함이 나를 승리케 하는 진정한 무기임을 강력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한낱 나약하고 찌질한 인간이고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모든 이들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기도의 자리에 내 문제를 펼쳐야 했다. 남의 눈 티 빼내려다 내 들보가 뽑히는 아프지만 소중한 두 달 반의 시간이었다.

 

2. 아웃리치에 임하며 : 내 힘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으로

 

우여곡절 끝에 꾸역꾸역 준비해서 떠난 아웃리치지만, 역시나 여러 일들이 원만히 준비되지 않은 채로 떠나게 되었다. 아이들을 위한 찬양율동팀은 단 한번의 전체 연습도 갖지 못하였고, 전체 일정의 예배/나눔을 위한 찬양곡도 선정하지 못하고, 여름성경학교 일정도 전체가 공유/숙지하지 못하고 메일로만 전달한 채 우리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떠날 땐 은혜로 충만해서, 내가 미처 준비하지 못한 것을 주님께서 채우시길 기도했지만 막상 도착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내겐 더욱 어려운 시험이 다가왔다. 또 다시 말씀에 대한 묵상, 문제에 대한 기도로 반응하지 못하고 인간적인 걱정과 근심이 나를 사로잡았다. 여름성경학교 전날까지도 미흡한 여러 준비들에 마음이 힘들어지다 보니 팀원들이 나에게 혼자 알아서 해 봐라는 식으로 도와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외로웠다. 나만 한다는 생각은 날 지치고 힘들게 하고 한편으론 교만하게 만들었다.

여름성경학교 당일. 첫 시간을 여는 찬양율동에 전혀 반응이 없는 아이들 앞에서 나는 얼어붙었고 눈물이 나올 것 같은 당혹감에 사로잡혔다. 그 순간 기도로 붙잡아주신 여러 분들의 도움으로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순조롭게 순서를 바꿔 분위기를 바꿨고 시니어 형제님들이 준비하신 그림자극이 진행되는 15분 내내 기도로 도와달라고 간절히 주님께 책임을 넘겼다. 그랬더니 마음이 평온해졌고 내가 맡은 가장 나이 많은 아이들-말이 초등학생이지 오랜 외국생활로 사춘기가 너무 일찍 와버린 외계인들-과 재미있게 놀고 고민을 들어주고 그들의 친구가 되기로 작정하였다. 비록 준비한 성경공과는 단 1분도 진행하지 못했지만 아이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들어보고 기도해주고, 같이 즐겁게 공놀이, 비밀기지 놀이, 물놀이를 하며 깨달았다. 내가 이 아이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위로를 받고 있구나 하고.

2일차 마무리 시간으로 준비했던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에서 즐겁게 같이 찬양하고 율동하시는 그 땅의 선생님들을 보고 더욱 확실히 깨달았다. 내가 감히 이 분들과 아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러 왔다고 교만했구나… 내게 부족한 믿음과 헌신의 열매가 저런 모습이구나 하는 진정한 배움과 미래의 내 모습도 저렇게 되리라는 소망을 한 가득 담고 오게 되었다.

 

3. 아웃리치를 다녀와서 :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자

 

아웃리치 기간 동안 아쉬운 점과 깨달은 것들은 많지만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것이다. “왜 나를 그 땅으로 보내셨는가?” 나의 연약함과 교만함을 알게 하시고, 나의 제자됨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이 순종이고 기도가 나의 힘이 됨을 알게 하셨다. 또한, 사도행전 18:21 말씀에서 나는 주님의 인도하심이 나를 다시 이 땅으로 오게 하시기를 기도하게 되었다. 에베소에서 지내다 떠나며 바울사도가 남긴 말. “작별하여 이르되 만일 하나님의 뜻이면 너희에게 돌아오리라”

시원한 바람의 도시 바쿠.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 더욱 그리운 바람. 그 바람이 성령의 바람이 되어 그 땅을 휘감게 되길 기도하리라. 마치 가정식 백반처럼 내 입에 맞았던 쵸렉과 케밥을 비롯한 음식들… 입에 침이 고인다. 날 마치 동물원 원숭이 보듯 신기하게 바라보았지만 그들의 순수함과 친절함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 예쁘고 아름다운 야경과 역사와 현대의 조화를 이룬 멋진 건물들… 물론 이러한 것들도 충분히 나를 매료시켰지만 선교사님께서 하신 말씀에서 나는 왜 날 아제르바이잔으로 보내셨는지 응답을 얻었다.

“석유에만 의존하는 경제 구조 특성 상 일자리가 별로 없어 많은 남편들이 러시아나 외지로 일자리를 구하러 떠나고 그 곳에서 현지 여자와 결혼해서 가정이 깨지는 집이 많아요. 그래서 이혼한 가정이 많지요.” 평소 가정사역에 대한 소명을 다시 붙잡고 그 길로 들어가기 위해 시작한 JDS에서 난 재차 나의 열심이 어디로 향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어떠한 모습으로 그 땅으로 가게 될지 알 수 없지만 하나님의 뜻이라면 나는 다시 그 땅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 날을 기대하며 나는 이제 다시 기도의 자리에서 나를 연단하시고 내 길을 밝히실 주님께 의지하리라.

나를 아제르바이잔으로 보내시고 그 뜻을 밝히 일러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