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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와 사역

양재주간(포항아웃리치간증문) 김*경

  • 작성일자 : 2019.08.29
  • 조회수 : 740

올해 아웃리치를 갈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나아지는 것 같던 발의 통증이 아웃리치 팀모임이 시작되면서 이동을 많이 해서인지 다시 악화되었습니다. 특히 아웃리치 가기 직전 일주일 동안은 정말 많이 아파서 객관적으로는 참여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 아웃리치를 가기로 정한 마음을 바꾸고 싶지 않아 참여를 강행했습니다. 전동 미니스쿠터를 가지고 KTX 역내에서 이동할 때나 포항에 도착해 장애인복지관에서 휠체어를 빌려 숙소에 향할 때에도 자매님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컸습니다. 다들 개인 짐 감당도 벅차실 텐데 제 짐과 이동수단까지 챙기셔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7박 8일 내내 자매님들은 기꺼이 제 손과 발이 되어주셨고 제 안에서는 죄송한 마음보다 감사한 마음이 더 커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몸 상태를 가지고도 아웃리치를 가는 게 폐를 끼치는 것이 아니었나 하는 마음은 자매님들의 사랑으로 덮어졌습니다.

그날의 날씨에 따라 변하는 바다의 얼굴을 보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은혜, 더울까봐 걱정한 게 무색할 정도로 가을처럼 청명했던 날씨, 다른 팀에게 미안할 정도로 맛있는 음식들을 먹은 것, 도착하는 순간부터 돌아가는 순간까지 우리를 살뜰히 챙겨주신 천태석 목사님 가정. 우리 팀이 포항으로 아웃리치를 온 것을 하나님께서 정말 기뻐하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마치 “얘들아, 내가 이렇게 너희를 위해서 준비했단다.”하고 손 벌려서 보여주시는 듯했습니다.

본격적 사역이 시작된 둘째 날 호미곶 바다 앞에서 첫 SUM 예배를 드릴 때에는 마음이 참 벅찼습니다. 이때만 해도 공개적인 곳에서 SUM을 드린다는 것에 대해 약간 어색해하는 마음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후 여러 곳에서 자연스럽게 드리게 된 것이 생각납니다. 수요일은 유일하게 날씨가 궂은 날이었는데 다행히 모두 실내에서 사역이 있었습니다. 해병대 수요종교교육시간에 특송, SUM, 간증을 나누고, 예배 후 한명씩 흩어져서 해병들과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청년이 우리가 들고 들어간 크리스피 크림 도넛을 며칠 전부터 먹고 싶었다고 한 걸 듣고 이 한 사람을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에 가슴이 벅찼습니다. 같은 날 저녁, 탈북민교회인 ‘주찬양교회’ 수요예배에서 섬기는데, 비바람이 세고 계단이 가파른 2층이라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다행히 형제님들 두 분이 휠체어 째 저를 올리고 내려주셨습니다. 한마음으로 안전을 위해 기도하던 자매님들의 눈빛을 잊지 못합니다.

그 다음날 한 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감포항에서 땅밟기를 하는데 생전 처음 보고 듣는 굿, 무당의 모습과 간절히 비는 사람들의 모습에 가슴이 미어졌고 밤에는 가위에 눌리기도 했습니다. 금요일에 예수전도단 간사님들과 예배를 드리는데 찬양을 부르며 눌렸던 영이 다시금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날은 말로만 듣던 붕어빵 전도를 함께 하는 날이었는데 자매님들은 간사님들과 팀을 이뤄 시내전도를 나가시고 저는 교회에서 전도팀들의 붕어빵 바구니를 다시 채워드리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붕어빵을 굽는 열기가 가득한 그곳이 마치 베이스캠프 같았고 저는 재장전을 하는 것 같았으며 기쁜 얼굴로 빈 바구니를 들고 들어와 붕어빵을 충전해가는 팀들은 주님의 군사 같았습니다.

서울로 오기 하루 전 주일에 섬긴 ‘포항을사랑하는교회’는 따뜻한 분위기의 작은 교회였습니다. 담임목사님의 포항을 향한 헌신이 너무 놀라웠습니다. 이후 하나님을 총장으로 하시는 곳이 분명한 한동대학교에 들렀다 선교사님 애찬을 했습니다. 선교사님 가정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천국은 마치” 찬양에 맞춰 SUM을 급하게 연습했는데 그 과정이 지금 생각해도 재밌고 기쁩니다. 매일 아침 예배에서 묵상 나눔이 점차로 풍성해지면서 지난 두 달 간보다 자매님들에 대해서 더 많이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같이 울고 웃으면서 나눔의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청년 공동체에서도 아웃리치를 몇 번 갔지만 이번 아웃리치처럼 관계 훈련이 강조된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사역 중심에서 벗어나 관계 속에서 보여주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침묵기간은 여러모로 유익한 시간인 것 같습니다. 일주일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금 고백할 수 있는 것은 역시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하나님의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사랑이 제게만 머물지 않고 흘러가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