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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와 사역

JDS 양재 저녁반 14기 임*연

  • 작성일자 : 2019.01.15
  • 조회수 : 1897

JDS 입학식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라니…참 시간이 빠르네요.입학식 당일, 책상 속에 묵혀놨던 입학원서를 들고 교회로 달려왔습니다. 제 마음을 갑자기 흔들고, 헐레벌떡 교회로 뛰어오게 했던 그 갈급함이 무엇이었는지…. 저의 JDS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40대 여느 직장인처럼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새벽을 가장 먼저 열고, 가장 늦게 들어와 집문을 잠그는, 가끔 휴일도 반납하고 일하지만, 나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주일 잘 지키고, 순모임도 열심히 참여하고, 나름 성실하게 주님을 바라보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꾸 지쳐가는 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고, 계속 성과를 내야하고, 속도를 늦출 수 없다는 부담과 스트레스, 그 가운데 찾아오는 공허감… 예배도 드리고, 기도를 통해 위로와 평안을 찾지만, 다시 반복되는 일상 속에, 마치 억지로 평안과 회복을 위해 발버둥 치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순장님의 JDS 입학 권유가 있었습니다. 훈련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야근과 주말 출근을 밥먹듯 하고, 출장도 빈번한 내가 그걸 어떻게 하나? 교회에서 받은 입학원서를 책상 속에 넣어 두고 잊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두달이 지나고, 입학식 당일 순장님한테 카톡을 받았습니다.

“JDS 등록하셨어요?”
“아니요, 아무래도 안될 것 같아요”

라고 답변을 드린 후 나의 모습을 되돌아 봤습니다. 작년에도 못했고, 이번에도 못하면, 그럼 언제 할건데? 개인적으로 올해는 가장 바쁘고 중요한 시기입니다. 지난 19년간 다닌 회사에서, 다음 단계를 위한 가장 중요한 혹은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나에게 가장 바쁘고, 가장 중요한 때를 하나님께 드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물론 하나님은 내가 드리는 시간이 필요하신 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의 이런 마음을 아실거란 생각에, 그냥 나를 던져보고 싶었습니다.

“일단 해보자, 바쁘면 바쁜대로…하나님이 어떻게든 길을 열어주시겠지”

저는 그 길로 헐레벌떡 입학식에 뛰어왔고, 저의 JDS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예상대로 JDS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목요일 수업 정시도착은 저에게 정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목요일 오후마다 중요한 보고가 있고, 퇴근해서 1시간을 넘게 달리는 거리, 어쩌다 고속도로가 조금이라도 막히면 바로 지각이었습니다. 출장으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억수 같은 비를 뚫고 바지가 다 젖은 채로 9시가 넘어서 출석부에 사인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말씀이 좋았고, 함께 하는 분들이 좋았고, 찬양과 기도가 좋았습니다. 왠지 주님이 좀더 예쁘게 봐주실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JDS훈련을 이어가던 어느 날, 몸이 계속 안좋다고, 피곤하다고 항상 말하던 아내에게 “그럼 병원 가서 비타민 주사라도 맞아라” 라며 대수롭지 않게 던졌던 나의 말은, 아내의 ‘암’이라는 말로 되돌아왔습니다.암이라고? 설마? 진짜? 첨엔 전혀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설마라는 생각이었지만,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고, 바로 수술날짜가 확정되면서, “아, 진짜 암이구나, 우리 가정에도 말로만 듣던 일들이 생기는구나” 하고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저희 가정은 큰 딸 아이의 일로 큰 상처를 받고 힘들어 하던 때였습니다. 졸업식 때 학생 대표로 졸업 축사까지 읽던, 항상 선생님들과 칭찬과 주변의 부러움으로 저와 아내가 마음속으로 그렇게 자랑스러워하던 큰 딸 아이는,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흔히 말해 ‘따돌림’의 희생양이 되면서, 스스로 학교를 그만 두게 되었고, 그로 인해 큰 딸 아이는 커다란 마음의 상처, 아내는 우울증까지 갖게 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갑자기 아내가 암이라니… 하나님, 저한테 왜 그러세요? 제가 뭘 그렇게 잘못한 게 있나요? 저 하나님을 더 알고 싶어서 이렇게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는데…저는 상심했습니다. 원망스럽기도 하고, 알 수 없이 화도 났습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아내는 참으로 담담하고 평온했습니다. 오히려 늦지 않게 병을 알게 된 것에 감사해하며, 저를 안심시키고 평소와 다름없이 지냈습니다.. 그런 아내를 보며, 저도 태연한 척은 했지만, 사실 속마음은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JDS 간사님과 형제님들의 기도는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저희 가정을 위해, 얼굴도 모르는 제 아내를 위해 기도하는 손길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감사할 일인지… 이것은 우리가 주님 안에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암 자체가 축복은 아니지만, 암이 주는 유익이 있었습니다. 우리 가정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통해, 나를 더 낮아지게 하시고, 아내를 위해 더 많이 기도하게 하시고, 우리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다시 알게 하셨습니다. 기도하는 가운데, 나를 비우고, 예수님으로 채우는 기회를 갖게 하심은 어찌보면 축복이요 감사할 일이었습니다. JDS 수업, 특히 ‘아버지의 마음’, ‘광야의 삶’을 통해 배운 말씀들, 특히 “고난의 축복”은 나를 위해 맞춤형으로 준비하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모두에게 그렇지만 ‘아웃리치’ 역시 커다란 은혜였고, 저의 믿음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선교사님한테 궁금한 점이 있었습니다. “나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정말 주님께 헌신하는 것에 한치의 두려움도, 의심도 없는가?” 이러한 궁금증은 선교사님의 삶, 함께 드린 예배를 통해 한번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몽골 ‘테릴지’라는 깊은 산중에서 선교사님과 고린도전서 15장의 말씀으로 예배를 드리는 가운데,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고”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바라는 것이, 다만 이 세상의 삶 뿐이라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가장 불쌍한 자리라”

나의 나 된 것이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라는 고백, 그리고 우리가 이 세상의 삶만을 바라본다면, 그리고 만약 부활이 없다면, 예수를 따르는 우리가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고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바울의 고백을 통해, 역설적으로, 천국과 부활의 실제를 믿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음을 알게 하신 것이었습니다. JDS 통해 달라진 모습이 있다면, 제가 이전보다 더 많이 기도하고, 예배와 말씀을 더 많이 사모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시편 150편 말씀처럼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하라”고 하셨고, 이 땅에 진정 예배 드리는 자가 없어서 예수님이 오셨다는 것, 예배를 놓치면 선교의 모든 것을 놓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 우리 가족이 이사하는 날 아침이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식탁에 모여 앉아 예배를 드렸습니다. 이 집에서 우리 가족이 함께 했던 시간들, 좋았던 일도 있었고, 힘들고 마음 아팠던 일들도 참 많았지만, 그 가운데 항상 주님이 우리 가족과 동행하며 인도해주셨음을 고백하고, 아내, 아이들과 함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JDS를 통해 가장 달라진 모습은, 내게 주신 모든 것에 감사하려 하고, 예배로 나아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JDS는 주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우리가 어떻게 주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는지,
그리고 세상 앞에 자꾸 약해지는 내가 어떻게 나아가야할 지,
깨닫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하라”(시편 150편)
우리를 한없이 사랑하시는 주님! !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주님!!
제가 살아 숨쉬는 이 모든 순간 순간이 주님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주님을 찬양합니다. 주님을 경배합니다.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립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